반복되는 유상증자는 위험신호일까|기업의 과거 증자 이력 분석법

주식 투자를 하다 보면 이런 기업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작년에 유상증자를 했는데 올해 또 유상증자를 하고, 몇 년 전 공시를 찾아보니 그전에도 유상증자를 했던 기업입니다.

이런 경우 주린이라면 궁금해질 수 있습니다.

“유상증자를 여러 번 하는 회사는 위험한 회사 아닌가?”

결론부터 말하면 반복적인 유상증자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대규모 투자가 계속 필요한 기업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회사가 본업에서 돈을 제대로 벌지 못해 부족한 현금을 계속 유상증자로 채우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따라서 유상증자를 분석할 때는 이번 공시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유상증자를 얼마나 자주 했고, 그 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기업은 왜 유상증자를 반복할까?

유상증자는 회사가 새로운 주식을 발행해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입니다.

회사가 500억 원의 신규 공장을 건설해야 하는데 보유한 현금이 부족하다면 유상증자를 통해 필요한 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일이 반복될 때입니다.

예를 들어 A기업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2022년에는 운영자금 목적으로 300억 원, 2024년에는 채무상환을 위해 500억 원, 2026년에는 다시 운영자금으로 7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습니다.

이런 기업이라면 단순히

“이번에 700억 원을 조달하는구나.”

하고 끝내면 안 됩니다.

왜 회사가 몇 년마다 외부 투자자에게 손을 벌려야 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2. 가장 먼저 볼 것은 ‘돈을 어디에 썼는가’

반복적인 유상증자를 발견했다면 가장 먼저 자금조달 목적을 확인해 보세요.

예를 들어 회사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1공장을 건설했고 이후 주문이 더 증가해 2공장까지 건설하면서 추가 자금을 조달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유상증자는 두 번 발생했지만 그 결과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계속 증가했다면 성장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조달이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매년 적자가 발생하는 기업이 직원 급여나 원재료비 등 운영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계속 유상증자를 한다면 조금 더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즉, 중요한 것은 횟수 자체보다 조달한 돈이 어디로 흘러갔느냐입니다.


3. 주린이가 특히 조심해야 할 패턴

주린이라면 다음과 같은 흐름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적자 발생 → 현금 부족 → 유상증자 → 다시 적자 → 또 유상증자

이 패턴이 반복되는 기업입니다.

회사는 기본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해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사업을 운영합니다.

그런데 본업에서 계속 현금을 만들지 못하면 언젠가는 외부에서 돈을 가져와야 합니다.

은행에서 빌릴 수도 있지만 부채가 이미 많다면 추가 차입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결국 새로운 주식을 발행해서 투자자로부터 돈을 조달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한두 번이라면 특별한 상황일 수 있지만 이런 구조가 수년간 반복된다면 회사의 자체적인 현금창출 능력을 확인해 봐야 합니다.


4. 반복 증자는 기존 주주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유상증자가 반복되면 기존 주주가 신경 써야 할 또 하나의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주식 수 증가입니다.

처음에 발행주식이 1,000만 주였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 유상증자로 300만 주를 발행하면 1,300만 주가 됩니다.

몇 년 뒤 다시 400만 주를 발행하면 1,700만 주가 됩니다.

회사는 그대로인데 시장에 존재하는 주식 수가 계속 늘어난 것입니다.

기존 주주가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회사 전체에서 자신이 차지하는 지분 비율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를 지분 희석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과거 유상증자를 분석할 때는 금액뿐만 아니라 발행주식 수가 몇 년 동안 얼마나 증가했는지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5. 과거 유상증자 이력은 어떻게 확인할까?

주린이도 기업의 과거 증자 이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인 DART에서 기업의 과거 공시를 검색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기업명을 검색한 뒤 과거 공시 중 ‘유상증자결정’ 등의 공시를 찾아보세요.

그리고 다음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좋습니다.

① 언제 유상증자를 했는가?

② 얼마를 조달했는가?

③ 주주배정·일반공모·제3자배정 중 어떤 방식이었는가?

④ 자금조달 목적은 무엇이었는가?

⑤ 신주를 얼마나 발행했는가?

이 내용을 3~5년 정도만 정리해도 해당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해 왔는지 흐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6. 재무제표와 함께 보면 더 잘 보인다

한 단계 더 분석하고 싶다면 유상증자 이력과 재무제표를 함께 살펴보세요.

특히 주린이라면 처음부터 어려운 재무비율을 모두 볼 필요는 없습니다.

우선 매출액, 영업이익, 영업활동현금흐름, 현금성자산, 부채 정도부터 확인해도 좋습니다.

유상증자를 반복하는 동안 매출과 이익이 증가하고 현금흐름까지 개선되고 있다면 성장투자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여러 차례 자금을 조달했는데도 적자가 계속되고 현금 부족이 반복된다면

“지난번에 조달한 돈은 어떤 성과를 만들었을까?”

라는 질문을 해봐야 합니다.

이 질문이 반복 유상증자를 분석하는 핵심입니다.


7. 반복되는 유상증자는 무조건 악재일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은 공장 증설이나 연구개발, 해외 진출 등으로 많은 자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유상증자 횟수만 가지고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을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세 가지를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왜 돈이 필요했는가?

지난번에 조달한 돈으로 무엇을 했는가?

그 결과 회사의 실적과 현금흐름은 좋아졌는가?

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면 단순히 ‘유상증자를 몇 번 했다’는 정보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무리

반복되는 유상증자는 그 자체만으로 위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투자자가 한 번 더 기업을 살펴봐야 하는 체크 신호로 활용할 수는 있습니다.

특히 운영자금과 채무상환을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반복하면서 적자와 현금 부족까지 계속되는 기업이라면 더욱 꼼꼼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유상증자 공시를 발견했다면 이번 공시만 읽고 끝내지 마세요.

DART에서 과거 몇 년의 공시를 검색해 유상증자 횟수 → 조달 목적 → 발행주식 수 변화 → 실적 및 현금흐름 변화를 순서대로 확인해 보세요.

공시는 한 장만 보면 하나의 사건이지만, 여러 해의 공시를 연결해서 보면 기업이 걸어온 자금조달의 역사가 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투자자가 놓쳐서는 안 될 신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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